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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메디컬 드림팀]<13>세브란스병원 혈관치료센터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188036 작성일: 2012/03/30

[메디컬 드림팀]<13>세브란스병원 혈관치료센터

 

《 고혈압을 앓던 김상현(가명·72) 씨는 지난달 뱃속에서 맥박이 뛰는 듯한 느낌이 들어 세브란스병원 혈관치료센터를 찾았다. 별일 아닐 것이라 생각하고 병원에 갔는데 이 병원 최동훈 교수(심장내과)아주 복잡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동료 3명을 더 불렀다. 김 씨의 질환은 신장 아래로 흐르는 대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복부 대동맥류. 대동맥 지름이 5.9cm로 정상 핏줄보다 배 이상 굵었다. 대동맥 지름이 6cm를 넘으면 1년 안에 터질 확률이 50%, 혈관이 파열되면 수술을 받더라도 살아날 확률이 10∼20%에 불과하다는 말을 듣고 김 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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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팀은 심장내과 심장혈관외과 심장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 구성됐다. 이들은 부풀어 오른 부위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살펴봤다. 대동맥류는 신장에서 2cm 떨어진 곳에서 시작됐다. 수술을 하지 않고 금속 그물망인 스텐트를 넣어 부풀어 오른 곳을 붙잡아 매면 재발 위험이 크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치료팀은 김 씨를 수술실로 옮긴 뒤 부풀어 오른 부분을 잘라내고 인공혈관을 끼워 넣었다. 인공혈관을 잇기 위해 장기를 끄집어냈다가 다시 집어넣는 대수술이었지만 4시간 만에 끝났다.

 

센터장인 최 교수는심장혈관외과와 심장내과가 따로 치료하면 8시간 이상이 걸린다. 협진으로 수술 시간과 환자의 회복 속도가 배 이상 빨라졌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21년 전인 1991년부터 심장병원을 따로 지어 심장과 심혈관 수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선도했다. 지난해 5월부터는 심혈관질환 중에서도 대동맥 진단과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혈관치료센터를 두고 협진체제를 운영했다.

 

○ 고난도 수술에도 생존율 99%

 

심장에서 나온 피는 대동맥궁을 통과해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활처럼 생긴 대동맥궁 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수술이 어렵다. 이 부위를 잘못 건들면 머리로 들어가는 혈류를 막아 심각한 뇌손상이 생긴다. 치료팀은 협진을 통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내면서 이 같은 어려움을 돌파하고 있다.

 

강기홍(가명·53) 씨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껴 지난해 12월 치료팀을 찾았다. 그는 대동맥궁 혈관이 파열돼 서울시내 병원에서 두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강 씨의 질환은 대동맥 박리. 대동맥 내막에 균열이 생긴 뒤 중간막이 7cm가량 찢어졌다. 두 차례 수술 받은 부위의 아래쪽이 또 파열됐다.

 

세브란스병원 치료팀 중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강 씨를 마취시킨 뒤 오른쪽과 왼쪽 뇌로 연결된 경동맥에다 가느다란 인공혈관을 꽂아 서로 연결했다. 수술 도중 혈류가 차단돼 뇌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한 혈관 우회로 수술이었다.

 

혈액이 뇌로 흐르는 사실을 확인한 다음에는 혈관이 찢어진 부분에다 스텐트를 집어넣었다. 심장내과와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고화질 모니터를 보며 스텐트를 정확하게 이동시켰다.

 

수술 도중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지고 후유증이 생길 수 있는 고난도 수술이었다. 3시간에 걸친 수술이 끝난 즉시 결과를 확인했다. 스텐트는 찢어진 대동맥에 정확하게 고정됐다. 강 씨는 수술 직후 의식을 회복했다.

 

치료팀은대동맥 박리는 수술에 따른 위험이 큰 편이어서 수술 후 환자가 사망하는 비율이 5∼10%에 이른다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정밀한 협진체제로 이 비율을 0.9% 이하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 하이브리드 수술실 확대

 

대동맥 치료 방법은 발생 부위와 응급 정도에 따라 다르다. 대동맥 파열로 급사할 위험이 높으면 처음부터 수술로 치료한다. 반면 수술 후 후유증이 클 것으로 예상되면 가급적 스텐트 삽입 등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수술은 주로 심장외과에서, 비수술은 심장내과에서 진행한다.

 

수술과 비수술적 치료를 모두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심장내과에서 혈압과 맥박을 안정시키는 약물로 치료하다가 응급 상황이 생기면 수술을 하는 식이다. 또 처음에는 부분적인 수술을 하다가 나중에 내과에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세브란스병원 치료팀은 지난해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넓혔다. 종전 수술실에는 외과의사 1, 2, X선과 마취 기구 등 간단한 수술 장비가 겨우 들어갔지만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는 의료진 10여 명이 협진을 할 수 있다. 또 멸균율 100%를 자랑한다.

 

하이브리드 수술실 확장으로 치료 실적도 올랐다. 최근 9개월간 혈관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650. 최 교수는수술환경 개선과 동시에 협진 체제가 가동됨에 따라 환자가 전년도보다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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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팀은 혈관센터에서 납을 넣은 가운을 입는다. 환자를 치료할 때 사용하는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납 가운은 무게가 10kg이 넘는데, 이걸 입고 8시간 정도 버텨야 한다. 건강한 사람도 다리가 휘청거린다.

 

이런 환경을 견디려면 체력 관리가 필수. 이를 위해 혈관센터 전문의들은 일주일에 네 번 정도 헬스클럽을 다닌다. 이삭 교수(심장혈관외과)미국 최고 혈관센터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을 따라잡기 위해 헬스클럽에서 팀워크를 다지고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2012.03.26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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