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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2 腦과학시대 : 뇌 연구 어디까지 왔나} 1000억개 신경세포 연결 지도 커넥톰(Connectome)이 뇌의 비밀 쥐고 있다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175166 작성일: 2009/08/14
[2 腦과학시대 | 뇌 연구 어디까지 왔나] 1000억개 신경세포 연결 지도 커넥톰(Connectome)이 뇌의 비밀 쥐고 있다
정보 입력 → 출력 과정의 핵심은 신경세포 연결고리인 시냅스의 변화
뇌 영상기술 발전으로 뇌의 각 부분이 담당하는 기능·행동 속속 밝혀내
▲ 뇌에는 무려 1000억개의 신경세포가 있다.
우리 몸에서 삶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부위를 들자면 역시 뇌이다. 뇌의 중요성은 뇌가 기능을 잃게 되었을 때 개체가 어떠한 상황에 처하는지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훌륭한 피아니스트의 뛰어난 연주나 운동 선수의 멋진 동작뿐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감정과 사고, 학습과 기억, 의사 결정, 깨어있음과 잠자는 것이 모두 뇌에서 비롯된다.  즉 모든 생존행위에 뇌의 기능이 필요한 것이다. 뇌가 기능을 잃으면 이 모든 것이 끝난다.

개인의 모든 생존 행위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행동, 창작, 문화 등도 뇌의 작동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 사회의 복잡성만큼이나 뇌의 구조와 기능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뇌는 신경세포들이 연결된 전기적 회로의 작동을 통해 기능한다. 신경세포가 이 회로의 기본 구성 요소이다. 한 개의 신경세포의 전기적 정보는 신경 시냅스라는 구조를 통해 다른 신경세포에 전달된다. 시냅스는 신경계의 단위인 뉴런의 축색돌기 말단과 다음 뉴런의 수상돌기 사이의 연접 부위를 말한다. 이러한 연결을 통해 다양한 신경회로가 형성되고, 이들 회로의 작동에 의하여 다양한 뇌 기능이 나타난다. 즉 단일 신경세포는 회로의 한 부분으로서 뇌 기능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시냅스는 생성·약화·소멸 과정 거쳐 신경세포 활동 따라 끊임없이 변화

뇌는 대표적인 복잡계(Complex system)이다. 뇌가 복잡하게 기능하려면 뇌의 회로와 신경세포들의 복잡성·다양성이 필요하다. 우선 신경세포의 수가 많다. 사람의 뇌에는 약 1000억(1011)개의 신경세포가 있다고 한다. 이에 더하여 신경세포보다 10배 정도 많은 신경 아교 세포들도 있다. 이들은 다양한 유전자를 발현하고 있기 때문에 종류도 그만큼 다양하다.

뇌의 복잡·다양성의 문제를 생각할 때에 신경시냅스의 다양성을 빠뜨릴 수 없다. 신경세포 하나가 평균 1000개의 시냅스를 형성한다고 보면, 모두 100조(1014)개의 시냅스가 있는 셈이다. 더구나 이들 시냅스는 고정적인 구조물이 아니고 신경세포의 활동에 따라서 생성, 강화, 약화, 소멸 등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존재이다.

뇌의 기능을 가장 단순하게 보면 정보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 이 두 가지다. 그러나 실제로 정보가 들어와서 나가기까지 뇌에서는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 뇌가 하는 기본적인 일은 환경에서 오는 정보를 알아차리고 분석하여 환경의 상황에 따른 적절한 반응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다. 적절한 반응이 생존에 필수적임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환경이란 몸의 외부만이 아니라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현상들까지 포함한다. 즉 복통처럼 우리가 인식하는 것, 혈압이나 혈당 농도처럼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몸 속에서 잘 조절되어야 하는 것 등도 뇌의 입장에서 보면 환경의 일부이다.

뇌가 겪게 되는 정보처리의 경험은 기억의 형태로 뇌에 보관되고, 이렇게 축적된 기억은 뇌의 작동 방식에 변화를 준다. 구구단을 외우고 난 후에 ‘9 곱하기 8은 72’라는 답이 그 이전보다 빨리 얻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컴퓨터와 달리 소프트·하드웨어 통합돼 학습·기억 거치면 회로구조 자체가 변화

▲ 파킨슨 환자의 뇌 속에 전극을 삽입하는 수술. / photo 조선일보 DB
근래의 연구결과로 보면 학습과 기억이 형성되고 보관되는 과정의 핵심 요소가 시냅스의 변화라는 가설이 힘을 받고 있다. 특정 회로가 학습을 거치게 되면 그 회로에 참여하고 있는 신경세포의 유전자 발현이 달라진다. 그 결과로서 시냅스의 구조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서 그 시냅스의 기능이 강화된다는 증거가 많이 발견되고 있다. 즉 학습의 결과로서 기억이 생성되면 회로 자체의 구조가 변화되어 기능이 강화된다는 뜻이다. 이 점이 뇌와 컴퓨터를 구분 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컴퓨터에서와 달리 뇌에서는 소프트웨어(Software)와 하드웨어(Hardware)가 분리되어 있지 않고 통합(Integrate)되어 있다는 뜻이다. 컴퓨터의 경우 MS 워드를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새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한글 프로그램으로 바꿀 수 있다. 만들어 보관했던 파일을 지워버리고 새로운 파일을 만들 수도 있다. 컴퓨터 작동에 자꾸만 오류가 생기면 아예 전체를 지워버리고 컴퓨터 자체를 리 포맷(Re-format)할 수도 있다. 뇌에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회로의 시냅스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안다. 과거의 언짢은 기억을 모두 없애려고 해도 쉽게 안 되는 이유이다.

뇌에 어떠한 경험 정보가 축적되어 있는가, 그에 따라 새로 접하는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느냐는 것은 우리의 성격, 능력, 건강 등의 개별적 특성이 만들어지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물이 반쯤 차 있는 컵을 보고서 사람마다 다른 기분을 느끼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나아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상을 보고서 그것이 자신의 상임을 알기 위해서는 ‘나’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우 진화한 동물한테서나 볼 수 있는 뇌의 기능이다. 더구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인간만이 던질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뇌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뇌의 이러한 모든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뇌의 작용 기전이 무엇인가를 밝혀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일러스트 배진성
손금 보듯 뇌 들여다보는 시대 모든 비밀 밝히기엔 아직 갈길 멀어

뇌 작용 기전을 이해한다고 할 때에 ‘어느 수준에서 이해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이다. 개체의 행동 수준에서 이해하는 것이 전통적인 심리학의 영역이었다면, 현재의 뇌 과학은 자연과학의 다양한 발전에 힘입어 분자에서부터 신경세포, 신경회로, 행동에 이르는 전 과정의 연결 고리를 밝히고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간이 이러한 목표를 욕심 내게 된 것은 현대 과학기술의 발달 덕분이다. 예전에는 행동을 분석하는 것으로 뇌 기능을 유추하고자 했다면, 이제는 작동하는 뇌의 속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됐다. 또한 분자생물학, 세포생물학, 생리학, 약리학 등 제반 생명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뇌 기능의 기전을 신경세포 및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신경세포의 전기 활동을 직접 기록할 수 있게 되면서 신경 정보가 어떠한 신호 체계로 구성되는지를 유추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뇌 영상 기술의 발달은 뇌 각 부분의 기능과 행동의 관계를 점점 밝혀내고 있다. 뇌 영상 기술이 발달하면서 어떤 기능을 수행할 때 뇌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기적인 활동이나 혈액 흐름, 대사의 변화 등을 물리적인 신호로 측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를 ‘뇌기능 지도 작성 연구’라 부를 수 있겠다.

뇌 영상 기술이 뇌 기능 연구에 기여하는 바는 엄청나다. 특정 행동이나 감정, 생각이 진행될 때에 뇌의 어느 부분이 활동하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경우 아무리 뇌 영상 기술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분자, 세포 수준에서의 연구를 수행하기에는 큰 제약이 따른다. 인간의 뇌를 연구 대상으로 삼아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뇌의 신경세포를 떼어내 그 특성을 관찰하거나, 뇌 특정 부위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기 위하여 전극을 삽입하거나, 특정 부위의 신경세포 기능을 변화 시키기 위하여 약물을 주입하는 등 윤리적으로 어려움이 따르는 실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특정 신경세포나 회로의 기능을 없앤 후 그 결과 나타나는 뇌 기능의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신경세포 및 회로 수준에서의 뇌 기능을 밝혀내는 실험 역시 인간을 대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따라서 뇌 기능의 작용 원리를 연구할 때 분자 수준에서 행동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대상으로 하기 위해서는 모델 동물을 사용할 필요가 생긴다. 모델 동물을 동원할 경우 행동 분석이나 뇌 지도 작성의 단계를 넘어 분자, 세포, 신경회로에서의 작용 원리를 밝히기 위한 실험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팽이처럼 단순한 동물에서부터 침팬지 같은 고등 동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들이 이러한 실험에 이용되어 왔다. 특히 유전자 녹아웃(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막는 것) 생쥐를 제작하는 기술의 발달 덕분에 ‘분자에서 행동까지’의 고리를 밝혀내기 위한 연구 대상 동물 생쥐가 많이 이용된다.

분자 → 신경세포 → 신경회로 → 행동 전 과정 연결고리 밝히는 것이 궁극 목표

현대의 신경과학연구는 매우 빨리 발전해가고 있다. 행동을 분석하여 유추하는 데에 머물던 옛날의 심리학적 방법에서 훨씬 멀리 나아가 있다. 실제 행동이 진행될 때 뇌 속을 들여다보고, 뇌 세포의 전기 활동을 측정하고, 뇌 속 분자의 기능을 검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행동, 감각, 느낌, 정서, 생각, 판단 등 모든 생존 행위 하나 하나에 뇌 기능이 함께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발전의 속도를 보면 머지않아 뇌의 모든 것이 밝혀지지 않을까 하는 착각도 가능하다. 그러나 뇌의 복잡성을 살펴보면, 이는 전혀 잘못된 인식이라고 생각된다.

미래 신경과학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 뇌의 복잡성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자. 현대 신경과학의 큰 과제는 복잡계인 뇌의 구조·기능을 어떻게 낱낱이 밝혀낼 것인가에 있다. 궁극적으로 각각의 신경세포 간 유전자 발현의 차이, 그에 따른 각 신경세포들의 서로 다른 특성, 모든 시냅스들의 연결 상태 및 활동에 연관된 시냅스 전도 효율, 각 회로들의 구조 및 작동 방법을 구별하고, 그들 간의 전기적 활동을 파악하여 이것이 어떠한 뇌 기능으로 나타나게 되는가를 이해하고자 함이다. 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뇌세포와 그들이 형성하고 있는 모든 시냅스의 연결 상태, 즉 커넥톰(Connectome)을 파악하고자 하는 거대한 목표가 거론되고 있는 이유이다. 이러한 목표가 우주를 이해하려는 것 못지않게 광대한 것임을 쉽게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향하여 가는 길에 현재까지 인간이 축적한 모든 지혜와 기술을 뛰어넘는 훨씬 더 깊고 높은 수준의 개념 및 기술이 필요함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를 뛰어넘는 인간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뇌는 결국 인류가 풀어야 할 미래의 큰 숙제이다.


/ 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신경과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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