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A 실험실의 냉장고 앞에서 연구하고 있는 한인호입니다.

오래전부터 실험실의 구조상 취약할 수밖에 없는 환기문제를 제기하여
24시간 공조 시스템으로 운영되면서 지난 가을, 실험실의 환기문제가
조금 해결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연구팀들의 활발한 연구가 전개되는 것과 맥을 같이하여
냉장고에서 흘러나오는 악취는 연구를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포르말린을 포함해서 휘발성 유기용매들과
알 수 없는 여러 화학 물질들.

냉장고의 환기는 애초에 가능하지 않고
실험실의 환기 개선은 어려우니
실험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것으로
그냥 참아라..... .

창가에 환풍구를 갖고 있는 실험파트는
춥다고 환풍구를 닫고
아쉬운대로 출입문을 여는 것은
저와 전혀 상관없이 일어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열기 위해 드나들어야 함으로 인한 불편함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무력감,
아무 이유를 모르는채 왜 문이 열려있냐고 이야기하며 다니는
사람들에 의해 쌓이는 여러 감정들...

왜 이런 것을 겪으며 연구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불편함과 두통과 집중할 수 없는 현실.

윤정인 선생님께 가끔 농담으로
'계속 이렇게 되면 파업해야 할 것같아요' 했는데
이제 정말 파업을 해야 할 때가 온 것같습니다.

사무국에서는 이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지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