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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2013/05/27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단어는 ‘심플Simple’이다. 우리나라에서 심플Simple이라는 말은 보통 단순하다는 의미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 쉬운, 단순한, 소박한 등 많은 뜻을 내포하지만 필자는 ‘명료하다’는 의미에 방점을 찍고 싶다.

일하는 태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멀리 보고, 넓게 생각하고, 깊게 일하라’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든지 눈앞의 것만 보면서 좁게 생각하고 얕게 일하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 생물에게 생명이 있듯이 모든 일에는 나름의 생명이 있다. 특히 시스템이나 흐름을 만드는 사람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하물며 화초를 기르는 데도 시스템이 존재한다. 식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해당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야 한다. 수생식물은 물속에서 자라고, 음지식물은 햇빛을 보면 잎이 타버린다. 산 속 바위틈에서 자라나는 나무나 도시의 보도블록 틈에서 자라나는 잡초의 엄청난 생명력을 보며 경이로워질 때도 있다.


필자의 책상 앞에는 받은 지 6년이 된 행운목 화분이 하나 있다. 처음 받았을 때 곧은 2개의 줄기 위쪽에 잎이 자라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잎이 힘을 잃어가더니 초록색을 잃고 점점 노랗게 변해갔다. 잎줄기를 만져보아도 힘이 없었다. 결국 줄기 하나에 있는 잎을 몽땅 떼어내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머지 줄기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행운목의 수명이 다했구나 생각하였는데, 화분 아래쪽에서 다시 잎이 피어나고 있지 않은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식물은 도태되는 잎에는 더 이상 양분을 공급하지 않는다. 다시금 새로운 싹을 피우기 위해 집중을 한 것이다. 방울토마토를 기르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어렵게 열매를 맺은 방울토마토는 열매가 익을 때까지는 열매에게 양분을 공급해주기 위해 줄기까지도 탱탱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열매가 익을 무렵이 되자 더 이상 양분을 공급하지 않고 시들해졌다. 대신 다른 쪽 줄기와 잎은 생명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이런 식물의 생장 시스템을 관찰하다 보면 식물은 어쩌면 동물보다 훨씬 진화한 생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시스템이나 업무 흐름도 식물의 생장을 본받아야 한다.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일을 처리하는 방식도 환경에 맞게 변해야 한다. 따라서 환경을 직시할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예측할 수 있는 안목도 갖추어야 한다. 다음에는 깊게 파고들어 최대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단순화·명료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식물이 도태되는 줄기에 영양분 공급을 차단하고 새로운 싹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빠르게 생장리듬을 전환하는 것처럼 시스템이나 업무흐름은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짧은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단순하고 명료한 시스템이나 업무흐름이 사업장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환경변화에도 민첩하게 반응할 수 있다. 많은 부분을 관여해야 하는 복잡한 시스템은 환경변화에 그만큼 느리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깊이 일하라는 것은 최대한 복잡함을 없애고 단순하게 만들며 그 목적이나 기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만큼 명료해야 한다는 의미다.

심플Simple하게 만든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불필요한 사항을 없애는 것이다. 시스템에 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만든 설계도를 계속 검토하면서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이것은 꼭 필요한 것인가? 단지 있으면 좋은 것인가?’ ‘사람이 판단해야 하는 일을 시스템에 맡기지는 않았는가?’ ‘작은 편의를 위해 시스템이 복잡해지지는 않았는가?’ 등 많은 질문을 통해서 명료화해야 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심플한 시스템만이 가장 안정적이고 오래도록 사용이 가능하며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복잡한 시스템은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을 때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에서는 더욱 ‘심플Simple’이라는 단어를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생각은 복잡하고 깊이 있게 하더라도, 행동만큼은 명료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어렵고 복잡한 행동을 요구한다면 경영은 결코 원만하게 실행될 수 없다. 복잡한 행동을 요구하려면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철저한 교육을 하려면 훌륭한 강사가 필요하고 많은 시간도 필요하다. 즉 시간과 비용이 매우 증가하는 것이다. 시스템의 설계자는 많은 교육을 받고, 시간을 많이 소요해도 좋다. 그렇게 해서 심플한 시스템을 만들어 내면 그 시스템은 유용하게 쓰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것보다 단순하고 쉬운 것이 좋다. 고도의 기술성장 추세 속에서 반反추세적인 행동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심플Simple한 것이 가장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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