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신약 후보물질 많은 제약사 어딘가 보니…
동아제약 임상단계 파이프라인 18개 최다…녹십자·한미약품 등도 많아
국내 제약사 중에서 동아제약 (89,000원 1000 -1.1%)과 녹십자 (171,500원 1500 -0.9%)가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약가인하라는 채찍과 함께 연구·개발(R&D) 투자를 많이 한 기업에는 법인세감면, 연구자금 지원 등의 당근을 제시할 계획이다. 자체 파이프라인이 많은 제약회사들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4일 각 업체와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자체 개발한 신약으로 인간을 상대로 한 임상시험 건수가 가장 많은 제약사는 동아제약 (89,000원 1000 -1.1%)으로 이 회사는 총 18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3상이 5건, 임상2상이 8건, 임상1상이 5건이었으며, 이중 4개 과제는 해외 임상시험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1977년 연구소를 설립하고 꾸준히 신약개발을 진행해 왔다. 김순회 동아제약 연구본부장은 "수십년동안 소화기 계통, 당뇨, 피부비뇨기과 등에 집중해 연구능력을 축적해 왔다"며 "몇 가지 질환군을 집중 연구를 해 오다보니 노하우도 생기고 임상시험에 돌입하게 되는 후보물질도 많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녹십자 (171,500원 1500 -0.9%)는 총 16건의 임상시험을 하고 있으며 임상3상이 2건, 임상2상이 4건, 임상1상이 10건이다. 이중 5개 과제가 해외임상 중이다.
허은철 녹십자 CTO(최고 기술 책임자·부사장)는 "매년 매출액의 7~8%를 주력분야인 혈액제제와 백신부분 R&D에 투자해 왔다"며 "시장 진입 장벽이 높고 독점적 시장 확보가 가능한 바이오의약품에 R&D를 집중해 온 만큼 세계시장에서도 통할만한 파이프라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총 7건의 임상을 진행 중이며 이중 3개 과제가 해외임상 중이다. 임상2상이 2건, 임상1상이 5건이다. LG생명과학은 총 6건의 임상과제 중 3개 과제에 대해 해외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대웅제약은 6건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종근당, JW중외제약, 유한양행, 동화약품, 부광약품 등이 각각 3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상단계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은 그 회사의 연구개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상무는 "임상단계에 진입했다는 의미는 기술적인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신약후보 물질의 상업화 가능성도 검토했다는 의미"라며 "신약개발에 대한 회사와 연구원들의 경험과 능력이 상당히 축적됐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여 상무는 "임상2상과 3상 단계에 진입할 경우는 신약의 유통에 대한 전략도 세우게 된다"며 "이러한 경험들이 쌓였다는 것은 신약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상시험 과제를 많이 보유한 기업들이 약가인하 리스크를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임상과제 건수가 많은 업체들 대부분이 대형 상위 제약사들"이라며 "이들 업체는 연구개발 투자 규모면에서도 상위에 기록된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단순 후보물질에서 임상단계로 발전한 파이프라인이 많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상위 제약업체들의 신약개발 연구가 양적, 질적 성장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2011.10.04